Binding
유지오 개인전 《Binding》
2024. 02. 28. - 2024. 03. 19. (월, 화 휴관)
13:00 - 19:00
더 윌로 The Willow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고산자로36길 38)
작가 | 유지오
기획 | 윤태균
그래픽 디자인 | 김길리
사운드 | 김도언, 서민우
음향 | 서민우
번역 | 윤혜린
엔지니어 | 김은진, 주경진
설치 | 신대훈, 안태원, 서지우
사진, 영상 | 스튜디오 아뉴스
1
기립한 조각들은 에너지를 내뿜고 소화하는 기관이다. 이 기관은 인접한 기계를 이용해 특정한 동작을 생산한다. 전기, 공기와 물은 원료이자 연료가 되어 조각에 입력되고, 조각은 자신의 과정을 통해 생성된 또 다른 재료를 산출한다. 조각의 메커니즘은 각기 다르다. 고체의 충돌, 물의 상하운동, 공기의 파열. 이 작동 과정은 반복적으로 새로운 재료를 만들어낸다. 실시간으로 산출되는 재료로서 움직임과 소리는 조각의 일부가 된다. 유지오의 조각은 미리 구성된 단단한 외피의 경계를 넘어, 인접한 액체적 운동들까지 자신의 내부로 편입한다.
2
기관과 혈관, 신경과 시냅스. 전시에서 각 조각은 독립적인 개체로 남지 않는다. 조각은 서로를 지탱하거나, 서로를 방해하거나, 서로의 중재자 역할을 하며 총체적 감각 생산 시스템을 구성한다. 조각들의 자동적 움직임, 그 움직임이 반복되며 나타나는 오차와 어긋남. 그 예측 불가능한 시각과 청각, 촉각의 종합은 이 생성적 흐름에서 교차하며 종합된다. 유지오는 조각의 배치만을 결정할 뿐, 조각들의 협력적 작동과 감각 산출의 무작위적 결과까지 예측하지 않는다.
3
배치된 스피커가 조각처럼 서 있는 이유는 그것이 조각이기 때문이다. 전시 공간 여러 구역의 소리는 한데 모여 결산되고, 스피커는 이 소리 회집을 내보낸다. 따라서 스피커는 다른 조각 개체의 산출물을 원료로 삼는 또 하나의 조각-기관이기도 하며 조각들의 과잉된 에너지 표상-소리-를 한 번에 포착하여 증폭하기에 이 전시 시스템의 현시이기도 하다. 너른 전시 공간에 섞인 조각 회로의 노이즈는 공간적으로, 시간적으로 층층이 쌓여 음악적으로 코드화된다.
4
회로 위를 걷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지금은 어떤 정보-빛, 소리, 대기-가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는가? 당신의 입력 시스템-눈, 귀, 피부-는 어떤 미적인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는가? 당신이 이 지점에 다른 조각과 함께 기립해 있음으로 시스템에 어떤 교란이 일어나는가? 당신이라는 생기적 시스템 안에서는 어떤 에너지와 정보를 받아들이고 어떤 언어적 감상으로 이 풍경을 종합하는가? 이곳에서 당신의 경험은 분명 생생한 시청각적 감각일 테지만, 그 감각은 당신을 둘러싼 시스템이 생산한 감각이다. 감각은 조각의 운동과 생성 정보를 당신의 신경 회로로 입력하기 위한 공용 언어이다.
5
전시 《Binding》은 자신의 시스템에 접근한 당신의 신경망을 자신의 조각 회로에 접합한다. 유지오의 조각 시스템은 자신의 좌표계 내에 있는 (당신을 포함한) 물질을 흡수하여 또 다른 감각 생산 기관으로 삼는다. 그렇기에, 《Binding》은 에너지를 소화하고 감각으로 내뱉는 살아있는 조각-기계이다.
Fixed solid on the earth, the upright pieces function as energy-emitting organs in a metabolic process. The sculptures take in electricity, air, and water as raw materials and fuels, and produce another material through their own process. The mechanisms of each sculpture vary, involving collisions of solid materials, oscillations of water and ruptures of air. Movements and sounds become part of the creations in this real-time process. Yoo Jio incorporates the movement of fluids beyond the boundaries of the durable outer layer as part of the cre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