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noia






윤태균 개인전 《Paranoia》
2025. 3. 9. ~ 2025. 3. 23. (월, 화 휴관)
13:00 - 19:00
BCL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14길 48, B1)
주관: BCL

오늘날 현실-정치의 작동은 자신의 대리물인 이미지를 커널로 삼게 되었다. 국제적 금융과 전산망을 통해 펼쳐진 이미지 네트워크는 현실을 통제하고, 거대한 이미지 군집기계(swarmachine)의 자가 증강에 방해가 되는 현실을 학살한다. 전시 《Paranoia》는 이러한 이미지의 속성을 해부한다. 프로메테우스의 불이었던 언어가, 이제는 이미지에 의해 그 스스로의 자가증강의 원료로 사용된다. 이미지는 환각(hallucination)을 통해 없는 실재를 창조하여 현실의 작동에 외삽한다. 주어 없는 그 음모는 성공적으로 우리의 일상에 안착했다. 우리가 사유한다고 할 때에, 그 사유는 이미 계획된 것이다. 그렇다면, 전용(detournément)할 것인가, 파괴할 것인가? “이미지는 종말의 계시이자, 진화를 위한 핵심적 염기서열이다.”


전시 《Paranoia》는 큐레이터이자 비평가, 그리고 전자음악가로 활동해 온 윤태균의 이미지 연구를 개념에서 감각으로 인양한다. 거대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과 방부 처리, 데이터 센터와 신경망, 광학 기기와 정치, 신체와 스타 링크(Starlink)까지. 세련된 실재론이 약속한 객체의 평준화를 통해, 윤태균은 이 객체-이미지를 폭력적으로 맵핑한다. 편집증과 이인증이라는 병리적 경험을 거쳐, 본 전시는 이론과 사변의 경계를 배회한다.

윤태균(b. 1998)은 동시대 예술의 정치적 성격을 급진적으로 해석하려 한다. 예술학 박사 과정에 재학중이다. 주요 연구로는 석사 학위 논문 「가속주의의 양태와 한국 동시대 예술에서의 경향」이 있으며, 2022년 대안공간루프 독립큐레이터 공모에 선정되었다. 현재는 예술공간 팩션의 공동 디렉터이다.